규현이 입소후에 인터넷이든 손편지든 많이 써주시는 규별님들이 계시기에
저는 차마 편지쓸 생각은 못했었습니다 ㅎㅎ
오빠라고 부를수 없는 누나규별이 규현아~라고 편지를 쓸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제곧 훈련소 퇴소하면 정말 2년동안 편지하나도 보낼수 없을듯해서 용기내서 손편지에 도전해보았습니다.
쓰기로 마음먹고도 머리속이 멍해지고 뒤죽박죽이라서 한참을 고민에 빠졌죠
뭐라고 써야할지..무슨얘기부터 해야할지. ㅠㅠ
처음에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A4용지에 출력을 할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면 손편지의 의미가 없을듯해서
앙콘굿즈로 산 편지지를 꺼내놓고 겁도없이 연습도 없이 바로 쓰기시작해버렸죠
편지지 6장을 전부다 채우겠다는 부푼꿈을 안고서 말이죠 ㅋㅋㅋ
악필인 제가 손편지라니요 !!! 이게 대체 몇년만에 써보는 편지인지...ㄷㄷㄷ
제가 하는일의 특성상 빨리빨리 급하게 휘갈겨 쓰는 습관이 베여서 ㅠㅠㅠ
마음먹고 또박또박 정자체로 규현씨 안녕하세요? 라고 쓴이후 심호흡을 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첫장을 써나가기 시작했죠
이건뭐 의식의 흐름대로 블라블라 생각나는대로, 쓰고싶은 대로 아무말 대잔치였지만
막히지 않고 써진다는데 일단 안도하게 되더군요 ㅋㅋㅋ
한장을 넘기고 두장을 넘기고,...점점 손가락은 아파오고 글자는 점점 저만 알아볼수 있는 흘림체의
지렁이가 기어가고 있는것이... ㅠㅠㅠ 과연 이대로 보낼수는 있을까 싶더군요
2시간이 넘도록 편지쓰기에 집중하고 났더니 손에서는 쥐가 나고 어깨까지 아파오더군요..ㅠㅠ
다행히도 잘못된 글자는 없는듯해서 수정없이 ㅋㅋㅋ 일단 다 채우긴했었으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 문제는 ㅋㅋㅋ
편지지의 처음과 끝은 도저히 동일인이라고는 할수 없을만큼의 차이가 나더군요 ㅠㅠㅠㅠ
이걸 과연 규현이한테 보낼수는 있으려나... 받는다해도 무슨말인지 알아는 볼수 있으려나 ㅋㅋㅋ
손편지는 역시 아무나 쓰는게 아니구나 ㅠㅠㅠ 아 내글씨 ㅠㅠㅠ
찢어버리고 새로쓰고 싶었지만 시간과 노력과 머리속이 텅 비어버린듯해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편지를 들고 우체국으로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편지지가 두꺼워서 결국 서류봉투를 사서 고이접어 넣었지요....
무슨 나쁜짓을 한것도 아니고 잘못을 한것도 아니지만 왜그리 두근거리고 민망하던지요
수취인에 조규현이라는 세글자가 찍힌 영수증을 받으며 혼자 속으로 흐뭇해하면서도
고민끝에 실명을 써서 보내면서,반송될지 모르니 주소도 정확하게 적으라고 하더군요 (차마 규덕이라고는 못적겠더라구요 ㅠㅠㅠ)
수백 수천명의 팬들중의 한명인데 뭘... 규현이가 읽어본다해도 내이름을 기억조차 못할텐데싶은 마음으로
일단 보내버렸습니다....ㅠㅠㅠ
규현씨~~ 아니 규현아...며칠후에 이상한 편지받거든 그냥 대충 읽고 넘기길 바래
(편지는 극존칭을 써서 ㅋㅋㅋ 온니 규현씨에게 블라블라 ㅋㅋㅋ)
건강하게 잘지내고 다시만나는 날까지 기다린다..요점은 이거 한줄뿐이니까 ㅋㅋㅋ
저도 제가 무슨내용을 그렇게 많이 써보낸건지도 모르겠어요
자세히 다시 읽어봤다면 그편지는 규현이한테 가는 대신에 아마 휴지통속으로 사라졌을듯해서요 ㅠㅠㅠ
팬심이란게...누군가를 향하는 마음이란게 이런 용기를 내게 만드네요
인터넷편지나 손편지를 자주 쓰시는 규별님들은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저는 팬이 된후 3년만에 처음으로 보내는 편지 였으니까요.ㅎㅎㅎ
공연과 콘서트 팬싸인회와 팬미팅까지 힘들게 가면서 손편지 전해주기는 왜그리 부끄러웠는지요 ㅠㅠㅠ
이곳에 후기나 리뷰는 자주 남기면서 정작 규현이에게는 지난 몇년동안 단 한통의 편지도 써본적없다는게
너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ㅠㅠㅠㅠ
익명의 글에서도 그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느껴지는데
하물며 실명의 편지를 정말 악필로 써서 보내다니 ㅠㅠㅠ
내용만큼 보기에도 읽기에도 좋아야 하는건데 말입니다......
미안해 규현아 ~~~ 하지만 글속에 담긴 마음은 진심이야 ㅠㅠㅠㅠ
내가 너때문에 이젠 하다하다 군에 편지까지 쓰게 될줄이야 ㅠㅠㅠ
내인생 최초의 훈련병 조규현씨 ㅋㅋㅋ (몇년후에 아들이 자라서 군대갈때도 이렇게 열심히 쓰지는 않을듯해요 ㅎㅎ)
앞으로 남은기간 건강하게 잘 지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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