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라기 보다는.. 그 때 느꼈던 어떤 감정들을 그냥 소소하게 털어놓고 싶어서 적는 글들이지만 말입니다.
말마따나 규현의 입소 전 마지막 콘서트인데. 너무 조용히 떠나보내는 느낌도 들고 말이지요.
4월 1일과 2일, 양일에 걸쳐 규현의 앙코르 콘서트가 끝났습니다. 정말 고된 이틀이었어요. 첫콘만 갔었는데 왜 나는 이틀동안 고되었나. 일주일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차차 꺼내어 볼 수 있을 만큼 연달아 닥친 주중의 일상도 힘들었고... 천천히 꺼내 보려 합니다.
시작은 굿즈였던 것 같네요. 그놈의 팔찌...(...)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이틀동안 내내 새벽부터 굿즈 부스 앞에서 여명을 맞았고(벙) 망할 팔찌를 두 개 샀습니다. 하나는 친구 것이었고 하나는 제 것이었는데 저는 손목이 가늘지가 못해서 팔찌가 초커 꼴이 났습니다. 에스엠 넌 나에게 고단함과 함께 모욕감을 줬다.(...) 아 나 진짜(빡) 엽서북 사진들 마음에 쏙 들어서 봐준다. 노트 가격 솔직히 창렬이라고 생각했는데 내지에 뜻하지 않게도 짤막 인터뷰가 있어서 불 놓으려던 거 참았다(여러분 여기 위험분자가 있어요) 편지지는 규현님 친필 아니었어도 샀겠지 난 편지지 덕후니까 그래 그건 안억울하고 핀뱃지 예뻤다 운이 좋아서 난 세가지 다 가졌다 이걸 지금 좋다고 말하고 있으니 아이고 혈압 여러분 수니 지갑이 이렇게 쉽습니다 아이고 두야. 여튼 굿즈들은 그랬다 치고.(온점도 없이 숨차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신다면 제대로 느끼신 것 맞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챕터chapter의 막이 내려갔다, 정도가 되려나 싶습니다. 이토록 완벽한 에필로그가 있을 수 있다니, 이것은 애정에 기인한 일인가요? 정말 그뿐인가.. 이것은 오로지 '팬'만 느낄 수 있는 충만감인가. 그렇다면 소위 머글들은 정말 안됐어요. 평생 이런 감정을 모르고 살 테지요?
* 이터널 선샤인
* 그냥 보고싶어 그래
* 멘트
원래 입소날짜가 4월 6일이었다는 것을 이때 말해주어서 알았습니다. 어제 저녁에 치킨을 먹으러다가 못먹었어, 정도의 목소리로 말해서 다들 깜짝 놀랐던 기억. 바로 전주로 콘서트를 잡느라 대관이 쉽지 않았는데 블루스퀘어서 흔쾌히 응해주어 그나마 콘서트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생각해 보면 이 때 벌써 굿바이를 스포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뒤늦게. 여튼 이런 이야기 툭 던져주어서 고마웠습니다. 팬들끼리 왜 이렇게 작은데서 하는거야ㅠㅠㅠㅠ 라고 우는거 다 보고 있었구나.....규현아 나도 막콘표 없어서 못가써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안녕의 방식 - 시절인연
안녕의 방식 소개한서 천재 작곡가의 두번쨰 노래라고 했는데.. '비가 온 자리 꽃들이 피고, 별이 진 곳에 햇살 번져도' 도입부는 레알 천ㄴ재적이지 않나요? 안녕의 방식 왜 모르니 사람들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절인연'의 감정은 정말 매우 특별하다고밖에 말할 수 밖에 없었어요. 객석의 거의 '완벽한' 침묵과 더불어 규현의 목소리 또한 테크닉이나 컨디션 같은 것을 뛰어넘는 어떠한 경지의 것처럼 느껴졌어요. "서툰 우리 인연이 버티지를 못하고 시간 속에 점점 옅어져서 힘없이 멀어지는 가을빛의 수평선 너머 그 시절이 또 지나간다"라는 가사는 정말로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의 '오래된' 느낌을 좋아해요. 갓 헤어진 연인이 아니라, 어느 먼 과거에 헤어진 어느 누군가가 문득 생각난 어느 순간에 떠오르는 마음들. 그 사람과 함께했던 어느 계절을 또다시 흘려보내는, 그냥 평범한 시간의 한가운데를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의 모습들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3집 다 애정하지만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쏙 들었던 노래.
* 피아노숲 - 마음세탁소
피아노숲의 맨 처음에 나오는 "안녕" 너무 좋았어요. 살랑살랑, 봄바람같은 느낌이었고. 그리고 피아노숲 안무도 좋아해요. 과하지 않고, 곡을 적당히 경쾌하게 만들어줘요. 저는 팔과 다리를 쭉 뻗어 커다란 원을 만드는 동작이랑 펭귄처럼 뒤로 사푼사푼 걸어가는 동작 엄청 좋아해요. 그리고 그거. 뭐지.. 귓가에 전해--줄. 부분 부를 때 댄서들은 팔을 쭉 뻗는데 규현이는 마이크를 들고 있으니까 몸만 뒤로 슬쩍 젖히면서 무릎 굽히는 그 부분도 좋아하고..
마음세탁소는 짱짱 귀여움이야요 ㅋㅋㅋㅋㅋ 여담이지만 이 때 입고 나온 분홍색 점퍼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파스텔톤의 분홍 컬러도 예ㅔ뻤고.. 이 날 부르다가 규현이가 으잌 하는 표정으로 웃었는데, 수줍어하는 이 님의 귀여움에는 도무지 면역이 생기질 않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대 첫콘때는 이거 추다가 실제로 웃음 터져버린 조규현 때문에 콘서트장 안이 정말로 아수라장이 됐었는데... 어느새 프로 세탁꾼이 되어가지구.........하지만 이 날은 무려 조규현이 틀렸습니다!!!!!!! 남의 실수에 너무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그만큼 실수하는 조규현님은 귀하다는 것입니다. 근데 자기도 그게 얼마나 어이가 없었으면 자기가 이노랠 틀렸다며 황당해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제가 잘못 본 줄 알았는데 정말로 틀린 거였고!??!?!? 여러분 제가 조규현님 실수하는 거 생눈으로 볼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마지막에 흰 티 주워들고 세탁 다 됐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으히히힣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는 목소리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겨.....아 진짜 그 순간에 나도 모르게 터졌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정말 충격적으로 귀여웠던 첫대면이 지금도 생생한데.. 마음세탁소 정말 소중해여(하트)
* 멘트
콘서트를 위해 금주했다던 규. 불면증으로 여전히 고생중인 규. 콧등에 땀이 난 규...
* 두 남자
두 남자 정말 명곡이었습니다. 정말 명곡이고....하 좋았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박재정이 나올 줄은 정말로 몰랐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물론 저한테야 규&규 조합이 최고이긴 합니다만.(개인적으로 둘 중 하나는 깐규였어도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그만해
박재정씨가 조금 어려워하는 게 느껴지긴 했지만 담백해서 좋았습니다. 적합한 정도의 축사와 감사의 인사를 하고 금방 가서..적당했다고 느꼈습니다. 목소리는 음원으로 아시겠지만 엄청 낮고... 근데 음원보다 훨씬 더 두꺼운 느낌이었는데. 여튼 좋았어요. 두 남자 명곡이지요. 박재정씨와 규현을 보면서 느꼈던 거는.. 좀 다른 궤도로.
이 친구가 어느 새 이만큼이나 선배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 슈퍼주니어의 깡깡애기로 들어와서 시크막내로 노래만 부르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의 콘서트에 초대되어 영광이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선배가 되었다니. 물론 어느 정도는 예의를 차리느라 한 말이긴 하겠지만 말이지요. 그래도. 부쩍 자라나 보이는 규현 땜에 코끝이 찡했다는 것입니다.
*블라블라
그러고 보니 이대 첫콘때는 앨범 발매 전이어서, 블라블라를 듣지는 못했지요. 타이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솔직히 나는 막곡으로 들려줄 줄 알았는데 안부르던...) 여튼.. 블라블라, 이 노래 정말 눈부신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화면도 이때 반짝반짝 하는데데 그가 비슷한 느낌의 패턴으로 짜여진 아우터를 입고 있어서 규현으로부터 나오는 빛이 산란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첫 소절의 블라블라, 가 나오던 순간 작은 탄식 비스무리한 것이 터졌는데.. 블라블라...얼마나 수줍고 두근거리는 목소리였는지. 정말이지...문득 든 생각이었는데. 블라블라는 첫사랑에 관한 노래라고. 이런 두근거림, 이러한 설렘.. 이 감정의 정체를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빛나는 너를 향해 닿고 싶은 열망 그 자체라고 느껴져요. 아주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털어놓는, 꽃망울이 탁 하고 터지는 순간을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 여튼...........블라블라 라이브 들었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소원성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띠어러 규
이 친구 드립력 미쳤따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규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저는 좀 심드렁하게 보고 있었거든요. 그때 그 최면술사도 다시 나오나? 라면서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었는데 근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새로운 버전이었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새로 기획한 버전이라는 삘이 뽝뽝 오면서 너무너무 좋았다능!!!! 어쩜...어쩜 그런 생각을 했는지 폭풍 감동과 함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 좋은 건 좋은거고 근데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그게 진짜 나올줄을 몰랐찌요. 제가 방금 말한 <그거>는 다름아닌.......이건 쫌이따 말하고.
게다가 처음 등장한 건 규깨비였다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짐작 못하는 게 당연하지...(...) 가슴팍에 꽂힌 장난감 칼 보고 저게 뭐...ㅇㅂㅇ....라면서 1차 정신나감. 자기 입으로 스스로를 "규깨비"라고 말하는 화법에 정신 2차로 나감. 게다가 전 그 드라마 안봤고요... 2층에 있을 때 1층 객석으로 내려가서 뭐 하는 거 별로 안좋아해서(...) 그냥 머 하니까 보고 있다는 느낌 정도로 보고 있었는데....일단 첫번째 일본인은 스루해서 좋았고(사심) 뽑기 전에 잠깐만!! 하더니 굳이 그 대사 머였찌 "너와 함께해서 좋았따 날이 좋아서 날이 흐려서 날이 적당해서...블라블라..."를 굳이...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우아하게 읊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좀 터졌습니다. 그리고 도깨비 신부가 아니에요!! 한 다음에 일본어로 "도깨비신부쟈 나이!! 데스."<- 라고 하는거에 또 터짐. 아니 저 근본없는 한본어는 머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두번째 팬분이 능숙하지 않게 수줍수줍한 느낌으로 박력있게 뽑아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더 좋았다고요 ㅋㅋㅋㅋㅋ그래놓고 규깨비 소멸되기 전에 "여러분, 제 마지막 노래입니다." 라는 대사를 듣는 순간, 가슴 터지는 줄. 저 저도 모르게 악 하고 소리질렀다고요.
여러분. 이게 제가 말했떤 그 "그거" 였습니다. 굿바이요. 굿바이요. 굿바이요. 굿바이굿바이굿바이굿바이요.굿바이요...굿바이굿바이굿바이굿바이굿바이...굿바이요......여러분굿바이요. 굿바이 먼지 아시죠? 굿바이요. 굿바이였따고요.,..................................................이거 음원도 뭣도 아무것도 없어서 원래 브로드웨이 버전의 음원만 듣던 나에게.....굿바이가 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굿바이...!!!!!!!!!!!!!!!!!!!!!!!!!!!!!!!!!!!!!!!!!!!!!!!!!!!!!!!!!!!!!!!!!!!!!!!!!!!!!!!!!!!!!!!!!굿바이!!!!!!!!!!!!!!!!!!!!!!!!!!!!!!!!!!!!!!!!!!!!!!!!!!!!!!!!!!!!!!!!!!!!!!!!!!!!!!!!!!!!!!!!!!!!!!!!!!!!!!!!!!!!!!!
캐치미 이프 유 캔 때 무대 연출도 전 생생하게 생각나요. 삼단으로 장식되었던 무대 조명이 순서대로 탁, 탁, 탁 하고 꺼지면서, 암전되는 무대 한가운데에, 오로지 혼자, 핀조명을 받으면서 하얗게 떠오르던 규현. 노래 가사는 어땠고요?! 이거 진짜 대미를 장식하는 노래였어요. 영화를 보시게 되면 아시겠지만 이 미성년자초천재사기꾼이 여러 사람에게 스케일 엄청 큰 사기를 계속 치면서 도망다니다가 막판에 에프비아이에게 잡히거든요. 그런데 이 순간 마저도 잡힐까 말까 하다가 결국에는 붙잡혀 가는데.. 스스로 잡혀가는 그 순간의 심리를 표현한 노래인데 정말 멋진 가사들이었어요. 지금은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이제 쇼는 끝났어, 나와 함께한 밴드들과 쇼걸들도 필요 없어. 이제 대본은 던져 버리고 거짓된 삶에 안녕을 고하는 것이야..
라는 노래였던 것 같은데. 이 때 규현이가 묘하게 가사를 바꾸어서 부르더라고요. 이제껏 자신과 함께 해온 밴드들과, 수많은 스텝들과, 이 날 이때까지 자신과 함께 달려와준 팬분들을 노래 가사로 언급했습니다. 프랭크의 소중한 이야기. 규현을 바라보던 그 시절의 나. 정말 많은 생각들이 스쳐가며.. 눈물이 주책맞게 너무 많이 났다고 합니다. 원래도 멋진 노래긴 했지만 이걸 앙콘에서 부르다니 이거 정말 반칙이었따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에 들은 이훤의 <그래 사랑이다>도 좋았고, 능수능란해진 <나는 나는 음악>도 좋았습니다. 역시. 피날레로는 모차르트 만한 것이 없지요. 하늘에서 빨간 코트 내려오자마자 객석은 열광의 도가니. 정말 아름다운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가사도 너무 멋지고. 이 때 빨간 코트 안에 검은 셔츠와 검은 바지로 상하의를 받쳐 입고 있었는데 핏이 예뻐서 너무 좋았어요.
* 여전히 아늑해
더블타이틀이었찌만 블라블라와 함께 불리지 못했던 3집 수록곡. "벌써, 새 계절.." 에서 느껴지는 부피감이 좋았습니다. 어느새 눈을 감던 너, 에서 느껴지는 향수도 좋습니다. 이 노래를 할 때 종전의 무대 때문에 땀이 많이 흘러서 목덜미와 귓등이 반짝거리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는데, 새삼 반했습니다. 본업에 집중하는 일하는 남자의 모습이랄까요 ㅎㅎ
* 멘트
불면증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4시까지 못자다가, 밖에 나가서 한시간 정도 뛰고 들어와 샤워를 하고도 8시까지 뒤척이다가 2시간여를 겨우 눈 붙이고 10시경에 일어나는데. 규현의 밤은 무슨 생각들로 가득 차있을 까. 상념, 잡념, 그리움, 걱정, 불안.. 가끔 궁금하지만, 규현은 그런 것들을 쉽게 오픈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신비주의를 고수하지도 않아요. 괜찮다고 생각되는 지점까지는 어느 정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지요. 팬들에게 보여주어 좋은 것들과 그럴 필요가 없는 것들을 잘 걸러내요. 젠틀하고 강하고 유연합니다.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점 중에 하나에요.
* 우리가 사랑한 시간
이게 이렇게 스케일이 큰 노래였나 싶었던 노래. 원래도 좋아하는 노래긴 했는데 먼가...크고 거대했어요. 제목마저 '우리가 사랑한 시간'이어서, 감정이 이입됐나. 정말 멋졌습니다. 규현이 노래 부를 때 하는 동작 중에 제가 좋아하는 모션이 있는데, 목소리를 길게 끌면서 마이크를 점점 멀게 주욱 내려보내는 거. 이거 두 번인가 해서 좋았고요(이런거 앓지 마...)
* 규와이.
...이건 패스하겠습니다. 바지가 ...바지가 앞이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구멍이 너무 커져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용케도 저걸 입었네 싶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샤샤샤 + 티티
샤샤샤...머 귀엽긴 하지만 규현 말따나 매우 많이 해서...처음 때의 신선함과 경악과 충격은 어느 정도 지운 채로, 귀엽군 호호 라는 느낌으로 보고 잇었는데 갑자기 규현이 음악을 끄더니 이걸 너무 많이 해서 지겹다며 궁시렁거리기 시작. 그 순간 설마......설마 티티...? 싶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로 티티갘 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는 이 때 규현이 뒷머리가 약간 밖으로 뻗어 있어가지구...그거 귀엽다는 생각이나 하면서 있었는데 티티에 어퍼컷 맞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정신 아니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티티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선상팬미팅에서 흘리듯 너무해! 너무해! 부분을 했던 게 스포였나(벙) 아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걸 선곡하느라 고민하고, 선곡하고 연습했을 거 생각하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최곱니닼ㅋㅋㅋㅋㅋㅋ조규현아 님이 최고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노래를 왜 쓸데없이 고퀄이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그렇게 감미로운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너무하지 않냔 말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미쳤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밀리언조각
하 진정하고 밀리언조각 이야기해야지... 이거 진짜 너무 좋았어요.
저에게 이제껏 이 노래는 '베르테르'였어요. 짝사랑으로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져 절망밖에 남지 않은 그 남자...그 남자가 부르는 노래가 밀리언조각이었는데. 그 날, 이 날, 뭐랄까.... 노래의 감정이 바뀌었나..? 규현이 부르는 방식을 바꾸었던 건가..?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너는 왜 이토록 나를 떨리게 하니..> 라는 구절이 흘러나왔을 때, 마치 이 노래는, 규현이 팬들을 향해 부르는 노래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규현을 보거나, 베르테르가 롯데를 볼 때에 느꼈던 그런 벅차오름, 떨림, 설렘.
그러나 어디에도 말할 수 없이 자신만의 감정으로 삭혀야 해서 도리어 나를 찌르는 것처럼 아프게 만드는 이러한 고달픈 사랑을.
규현도 우리를 볼 때 느꼈을까.
친구에게도 말했지만, ...규현은. ...정말이지. 아주 작고 미약한 존재였습니다.
이 친구가 지나온 순간들을 생각해 보세요. 비단 그 사고 뿐만이 아니어도 말이지요.
하루에도 수많은 별들이 뜨고 지는 연예계에서, 살얼음판 같은 라디오스타에서,
편견 뿐이었던 뮤지컬 시장 틈바구니에서, 차갑고 냉정한 대중들 앞에서..
규현은 얼마나 길고 혹독한 침묵과 단련의 시간을 보냈던가요.
지금 이순간이 규현의 가장 높고 반짝거리는 순간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이렇게, 이 날까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찾아
꾸준히 노래해 온 이 친구의 꾸준함과 지구력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지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팬들을 믿고
여러분의 별에 닿을 때까지 노래하겠다고 고백하는
나의 하얗고 포근한 별.
나의 가슴이 너로 인해 채워지듯, 우리의 눈빛과 행복한 얼굴들이 너의 가슴을 채울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겠다. 베르테르의 끝나버린 사랑을 노래한다고 생각했던 곡이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영혼이 되어서도 그녀를 사랑하는, 지속적이고 영원한 사랑을 말하는 곡이었는지도 몰라요. 단조와 함께 툭 떨어지는 맺음으로 끝나는 원곡과는 달리, 후반부의 변주와 함께 먼 곳까지 날아가는 너의 노래, 우리의 행복. 많이 울었습니다. 일본에서 하지 못했던 어떤 인사를, 여기 지금 이 순간 한 느낌이었어요.
* VCR 영상과 깊은 밤을 날아서, 매직, 데빌은 가볍게 스루하고..
* 그리고 우리
사실 4월 1일 첫콘의 백미는 이 <그리고 우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날것이라고 해야 하나. 준비되지 않았던, 정말로 깊숙한 곳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마음 같았던 노래. 원래도 좋아하던 노래인데 더 좋아져서 이제는.............밖에서 못듣겠.........크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토록 오랜시간 떨어져 본 일이 없어서 서로가 두렵고 낯설겠지만..이 시간조차 우리의 일부분이 될 테니, 서로가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감정은 없다고 없어지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물론 사람 마음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면 그게 어디 마음이겠냐만은(웃음)
그 노래가 나오던 때, 제가 연습장에 휘갈긴 문구는 이러했습니다. < 우리 슬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 규현의 부탁대로 짧게 준비한 기타 코드가 흘러나오고 규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리고 우리'가 흘러나오던 순간...그것이야말로 이 콘서트의 일종의 "모먼트"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요? 헤어짐의 아쉬움이 아니라 약속과 미래를 향한 노래. 슬프거나 절망적인 것이 아니라 길게 뻗은 길의 시작점에서 불러도 좋을 듯한 노래.
우리의 약속과 확신과 믿음.
그것들은 비록 실체가 없고, 붙잡을 수 없는 기억 속의 순간들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계속해서 현재 진행형이기를 바라며 이 마음을 간직한 채 내일을 살 겁니다.
그러면 이 감정은 언제나.....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직후의 멘트에서 규현은 인상깊은 말을 남겼습니다.
"사실 저는 오늘 별로, 슬퍼할 생각이 없어요." 라고 하더군요.
그것은 제가 적어낸 말과 같은 것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상상하시는 팬미팅이나 또 다른 콘서트 같은 것이 아니어도..
뭐랄까. 저는, 하고픈 말은 규현이 이미 다 했다... 라고 느껴졌어요. 남은 것은 우리의 믿음과 기다림 뿐.
아쉬운 부분이야 물론 있겠지요. 말은 해도 해도 마르지 않고 마음은 말하고 말해도 계속 차오르는 법이었으니까.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같이 말해도 우리의 마음을 다 내보이진 못할 거에요.
그래도 뭐랄까... 이것으로 충분해, 라고 생각했습니다.
광화문에서를 들으면서, 수많은 과거의 순간들이 제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수많은 멤버들 틈에 조용히 머무르던 어떤 청년의 얼굴과
그러나 언제나 존재감 강하던 그의 목소리와
하나씩, 마법처럼 등장하던 소품집같은 솔로곡들과,
그의 장난기어린 눈빛이 반짝거리던 몇 개의 예능 프로그램,
기라성 같은 배우들 틈에서 하얀 강아지처럼 뛰어다니던 첫 뮤지컬 무대와,
이후에 제가 지켜보았던 무수한 그의 성장과,
어느 가을에 운석처럼 떨어져 내린 그의 첫 번째 솔로앨범과
국내, 국외의 많은 스케줄을 동시에 소화하며 지치고 힘든 시간을 묵묵히 버텨낸 그의 날들과
스쳐가는 많은 목소리 중에서 그의 구절을 찾아내고 싶어서 귀를 쫑긋 세우던 나의 과거와
그의 무대를 보고 싶어서 공연장을 전전하던 나의 날들과
그의 고단함을 바라보며 함께 슬퍼하고 마음 졸이던 날들과
그의 목소리로만 채워진 음반을 손에 들고도 믿을 수 없어 설레던 날들과
지금도 믿을 수 없는...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던 순간과
콘서트장의 객석에 앉아 그를 망연히 바라보던 순간들이
모두 함께 뒤범벅이 되어 종이꽃 아래의 규현과 함께 나부끼는 것 같았어요.
너무 아름다워서...눈물이 많이 났어요.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견딜 수가 없더군요.
하지만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었어요.
내가 오래도록 지켜봐 온 성장이 너무나 대견하고 장하고
고맙고
아름답고
벅차서.
기쁠 때 눈물이 나는 이유에 대하여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어떠한 감정이 극단적으로 치달으면 평정을 유지하려는 본능에 의해 수많은 작용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것의 예시로 든 것이 행복할 때 흘리는 눈물이었는데, 벅차고 행복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치솟으며 급격히 상승하면 부정적인 상태(눈물)를 인식하게 하면서 감정의 평정을 찾게 한다고 했어요.
그러니까...말하자면, 눈물이 날 만큼 행복했다. 가 되겠네요.
아마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그런 감정에 휩싸이셨겠지요.
그 날 공연장을 나서던 많은 분들 코가 루돌프가 되었던 걸 생각해 보면 말이에요.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규현도, 팬분들도.
규현의 말처럼, 저는 슬퍼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니까요.
이 마음은 <이 세상의 모든 길을 함께 걸어갈 때까지 > 계속될 테니까..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겠지요?
하 정말.....좋은 콘서트였습니다.
규현 정말 수고 많으셨고...
앙코르 콘서트인데 정말 많은 부분을 신경써서 세세하게 바꾸어 주어서 정말 고마웠고..
당신의 약함과 강함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마웠고..
다시 만나요.
나는 잘 지낼거야. 늘 그랬듯.
붙임. '한번 더!! 한번 더!!"를 외치는 팬들에게 어디서 이상한 걸 배워왔따고 머라고 머라고 하던 규. .....어디긴 어디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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