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고 바로 명절이라 고향에 다녀오느라 후기 작성이 늦었습니다 :-)
후쿠오카 공연은 후기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짧은 글 솜씨지만 개인 공간에 썼던 글을 수정하여, 한 번 용기내어 남겨봐요
작년 1차투어인 닉낙콘은 학기 중이라 평일 공연은 시간이 맞지 않았고 원하는 날짜의 공연은 표를 구하기가 어려워 안타깝게도 가지 못했어요.
그랬기 때문에 2차투어를 언젠가 하게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2차투어 소식이 생각보다 빠르게 들려온데다가, 마침 닉낙콘 때 엘프재팬 가입을 해두었고, 후쿠오카는 한 번 다녀와보기도 했고, 수도권이 아닌지라 아주 치열하지는 않을거라 생각하고 응모를 넣었기에 수월하게 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10월부터 후쿠오카 공연 관람 겸 여행을 정말 많이 기다렸고 기대를 했는데, 출발 전 별님이 많이 아프다는 얘기를 들었고 저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기대는 조금 내려놓고, 부디 아프지 않고 무사히 공연을 끝낼 수 있기를 생각하며 후쿠오카로 출발을 했어요.
분홍색 스트라이프 자켓, 연분홍 셔츠와 진분홍 바지를 입은 핑크인간의 모습으로 등장!
Beautiful로 시작해 마음세탁소까지 초반부터 밝고 상큼한 분위기의 곡들에 정말 잘 어울리는 착장이었어요! 특히 마음세탁소 디테일이 소설콘과는 조금 달랐는데, 한국에서는 노래가 다 끝난 후 니마음 티셔츠를 흔들었다면 일본에서는 자켓 안쪽 주머니에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꺼내서 수줍게 흔드는 디테일이 있었습니다 ㅋㅋㅋ 마음세탁소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꼭꼭 고화질로 박제 됐으면 했는데 일본 공연에서 했으니 DVD로도 나중에 만날 수 있겠죠? 핑크핑크한 규현이 추는 마음세탁소 다들 꼭 보셔야 합니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마치 핑크 아기 토끼 같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랑 먼지. 사실 사랑 먼지는 제가 자주 찾아 듣는 곡은 아니었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듣는 규현 트랙리스트 중 항상 가장 아래에 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 들을까 말까 하는.. 그런 곡이었는데, 이번 일본 투어에서 라이브로 듣고는 정말 엄청나게 치였습니다 ㅠㅠ
감기에 걸려서 갈라지고 잠긴 목소리라 그런지 이런 분위기의 곡이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원격조종으로 팬라이트가 모두 꺼지고, 조명도 규현만 비추고 규현과 무대 사이에 커텐 같은 스크린이 내려와서 노래 내내 그 스크린으로 사랑 먼지의 일본어 가사가 비추었는데 그것도 그런대로 분위기 있고 괜찮았어요. 팬라이트가 모두 꺼진 상태에서, 오롯이 규현만이 보이는 무대와 처음 들어보는 사랑 먼지 라이브.. 처연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굉장히 좋았어요. 사랑 먼지 무대 때문에 일본 공연을 한 번 더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 먼지는 이틀 다 너무 좋았어요. 같이 간 일행 팬들도 사랑 먼지를 베스트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덕분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사랑 먼지만 들었던 거 같아요.
시절인연에서 여전히 아늑해로 넘어가는 편곡이 좋았습니다. 소설콘에서는 우리가 사랑한 시간에서 안녕의 방식으로 넘어가는 편곡이 좋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런 식으로 노래와 노래 사이를 자연스럽게 잇는 편곡이 참 좋은 거 같아요. 시절 인연도 사랑 먼지와 같은 선상에서, 낮고 차분한 느낌이 좋았어요. 아무래도 감기에 걸린 목소리가 유난히 잘 어울렸던 거 같은데, 규현오빠가 24일에는 감기에 걸린 목소리가 조금 섹시하게 들리지 않냐며 능청스럽게 말했는데 저를 포함한 관객들도 대부분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약간.. Smile을 부른다면 정말 딱일 목소리였는데 아쉬웠어요 ㅠㅠ 일본 콘서트에서는 멀어지던 날, Smile 라이브를 들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ㅠㅠ 언젠간 들을 기회가 있겠죠? 23살의 규현이 부른 7년간의 사랑과 30살의 규현이 부른 7년간의 사랑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좋은 것처럼, 언젠가는 20살의 규현이 부른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의 Smile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ㅠㅠ
후쿠오카 리퀘스트에는 다양한 곡들이 있었는데, 일알못이라.. 5위가 아라시 노래였고 4위가 기억의 습작이었어요. 기억의 습작도 꼭 들어보고 싶었는데 순위권이 아닌지라 쟌넨데스네~ 멘트와 함께 아쉽게도 듣지 못했습니다. 대신 댄싱 잔망 규를 마음껏 보았습니다! Koi 댄스를 본격적으로 추기 전에 뒤돌아서 혼자 팔다리 동작을 이렇게 저렇게 맞춰 보는 모습이 정말 씹덕 ㅠㅠ 후쿠오카 공연 내내 댄싱규에 정말 폭발적인 반응이라.. 규현오빠가 중간에 발라드를 좋아하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규ㅅ규? 라며 ㅋㅋㅋㅋㅋ 나중에는 댄스공연 투어를 해야 하나 싶다고 ㅋㅋㅋㅋㅋ
댄스메들리와 격한 춤, 노래 후에는 암전 후에 계단에 기대어 쓰러져서는 불이 켜졌을 때도 끙끙대는 모습에 객석에서 같이 웃었지만 약간 안쓰럽기도 했어요. 23일에 롯데팬미팅에서 정말 열이 많이 났고 누가 만지면 너무 아파서 멤버들이 계속 주물러줬다고, 공연 1시간 전에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고 얘기를 했었고 23일 공연에 정말 아파보여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ㅠㅠ 24일에는 어떻게는 몸이 아픈 걸 티 내지 않고 즐겁게 열심히 공연을 마무리 하려는 모습이 보여서.. 중간 중간 애교로 하는 그런 모습들도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어요 ㅠㅠ
좋은 사람과 블라블라에서는 24일에 정말 많이 울었던 거 같아요.
23일에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받을 때 기사를 보고.. 그동안 마음의 준비도 많이 했고 덤덤해졌다고 생각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우울하더라구요. 23일에는 저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이래저래 공연에 완전히 집중할 수 없었는데, 24일 공연에는 그런 감정들과 함께 공연에 흠뻑 빠져 있다보니 저도 모르게 좋은 사람 가사가 마음이 쿡쿡 찌르는 듯 했고 눈물이 계속 흘렀던 거 같아요. 블라블라는 일본어 버전이었는데, 가사를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원격조종으로 팬라이트들도 모두 은빛으로 빛났고, 좋은 사람에서의 감정이 계속 이어져서 오열했던 거 같아요 ㅋㅋㅋㅋ 화장 번질까봐 걱정했는데 그냥 포기하고 울었는데 주변에 계시던 팬 분들도 많이들 우시더라구요 ㅠㅠ 블라블라 일본어 버전 정말 좋았습니다. 광화문에서가 중국어 가사에 어울렸다면, 블라블라의 멜로디는 일본어 가사와 억양에 잘 어울렸어요.
혜성과 터미널을 라이브로 처음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클린한 라이브는 아니었지만, 별이 빛나는 배경으로 듣는 혜성은 메들리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터미널은 은근히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던데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두 곡 다 얼른 정식 음원으로 발매되어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고 계속 듣고 싶어요.
다시 만날 미래
앵콜 전 마지막 곡. 닉낙콘 때의 히카레 같은 분위기였는데, 히카레보다 더 좋았어요. 투어를 위해 새로 넣은 곡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엔딩곡으로 딱인 곡 분위기! 희망차고 밝고 경쾌했어요. 객석에서 다같이 일어나 간단한 율동에 맞추어 팬라이트를 흔드는 것도 즐거웠고, 곡도 너무 신나서 객석에서 방방 뛰면서 ㅋㅋㅋ 무대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실버레인이 팡 하고 터져서 객석으로 천천히 떨어지는 것도 예뻤고.. 나중에 찾아본 가사의 뜻도 지금 우리의 상황과 뭔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았고.. 희망차지만 아련한 분위기에 계속 여운이 남는 무대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잠시 떠났다가 돌아온 후, 지금의 마음 그대로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날 서로를 약속하는 듯한 무대였습니다! 다시 만날 미래 무대 때문에.. 일본 투어 또 가고 싶어요 ㅋㅋㅋ 이렇게 다시 갈 핑계를 계속 늘려가는 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광화문에서는 첫날에는 일본어 버전만, 두번째날에는 객석에 조사를 했습니다 (VCR에서 팬들이 팬라이트를 드는 다수결로 A,B버전을 골랐는데 아마 그 시스템?의 연장선이 아닐까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
1. 한국어 2. 일본어 3. 중국어 4. 태국어 였는데 1이 가장 많았고 4도 만만치 않게 많았다는.. ㅋㅋㅋㅋ 그래서 굉장히 당황해하면서 태국어 버전은 없다고 손사래 치는 당황규가 너무 귀여웠어요 ㅋㅋㅋㅋ
광화문에서 중국어 버전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어 가사도 듣기에 참 좋았어요. 그리고 2절은 한국어로 불렀는데,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특정 부분에서 규가 인이어를 빼고 마이크를 넘겨주자 객석에서도 유창한 한국어로 노래를 이어 갔고.. 그걸 바라보는 규현오빠의 눈빛에서 행복과 감사를 읽을 수 있었어요. 광화문에서는 규현오빠에게도, 팬들에게도 소중하고 특별한 노래인데 콘서트에서 같이 부를 때 마다 노래에 추억과 서로를 향한 사랑이 쌓이는 느낌이라 늘 좋은 것 같습니다. 같이 부르는데 너무 뭉클했고.. 규현오빠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다가 난 행복해- 부분에서 다시 객석으로 마이크를 넘겨주었는데 찡했어요. 난 행복해- 하는데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은 느낌이고, 규현오빠도 난 행복해- 하면서 눈가도 촉촉하고 뭔가 찡한 표정이었고.. 항상 그 부분에서는 울컥하게 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후쿠오카 공연 역시, 광화문에서로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23일 공연에서는 정말 많이 아파보였고, 다음날이 걱정될 만큼 힘들어보였는데 24일에서는 아픈 걸 어떻게든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밝게 웃는 모습에 참 많이 찡하고 또 감동 했어요. 클린한 라이브는 한국에서도 많이 들었고 앞으로 기회가 많으니까 그런 점은 아쉽지 않았고, 다른 포인트에서 많이 감동을 받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현이어서, 규현과 함께라서,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던 이틀 간의 시간이었으니 미안함을 갖지 않았으면 해요 ㅠㅠ 정말 오랜 시간 좋아했고... 어느 순간 돌아보니 이만큼 함께 와있음에, 이렇게 성장해서 일본에서 각 도시를 돌며 이렇게 단독으로 공연을 하는 내 가수의 모습에 감격하고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콘서트가 끝나고 공연장을 걸어나올 때마다, 앞으로도 함께 걸을 수 있겠구나.. 하는 다짐이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공연 역시 그랬구요. 정말 행복했어요. 일본에서도 이렇게 행복한 추억을 또 하나 남기고 돌아올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더 자세히 쓰고 싶은데 일주일이나 지나서 여기까지가 한계네요 ㅠㅠ
일본가면 늘 하는 스고이~ 와 에~쟈나이카의 후쿠오카 버전인 요~카이바도 들었고, 미안한 마음에 뭐라도 더 해주고 싶다며 보여준 규와이스와 이치고도 정말 잘 보고 돌아왔습니다 ㅎㅎ
아직 일본 콘서트를 보러 갈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늦기 전에 꼭 가보시는 걸 추천해요!
저도 후기를 쓰다보니 다시 가고 싶어지네요... ㅋㅋㅋ 요코하마 아레나 추첨을 넣어보긴 했는데 꼭 다시 함께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부터 다시 추워진다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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