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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4 - 20201016 베르테르 후기 -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듯
201017 03 : 48               LIST


1. 2020. 10. 14일 수요일

*낮공연이 규베르에게 잘 맞나요?ㅠㅠ 낮공연마다 레전을 터뜨린다는 소문이 자자해요ㅠ0ㅠ
모처럼 1층으로 입장했을 때 뒷좌석 즈음에 포진한 다섯 대 남짓한 커다란 카메라들을 보고 가슴이 두근두근.
규베르 박제다 박제ㅠㅠㅠ

* 아주 깊고, 진하고,
노란 해바라기 중에서도 반 고흐가 그린, 그런 강렬한 해바라기 같았던 공연.
카메라 촬영 때문이었는지 오프닝부터 앙상블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평소보다 텐션이 조금 업된 듯한 느낌의 톤으로 시작.

* 오랜만에 만난 오르카와 처음 만나는 카인즈.

* 돌부리....조금, 특별하다고 생각될 만큼의 돌부리.
비명처럼 내지른 소리 끝에 이다지도 쉽게 섞여드는 울음이라니.
첫사랑을 경험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사랑 앞에 여전히 순수한 사람,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토록 행복하고, 그토록 아프고. 끝간데 없는 웃음과 뚝뚝 떨어지는 눈물.
그 모든 것이 사랑의 다면체라는 것을 알고 오롯이 끌어안는 과정을 목도하는 느낌.

잔뜩 들뜬 카인즈가 나타난 후에도 도무지 자신이 추슬러지지가 않아
뒤돌아선 채 한참동안이나 울먹임을 삼키던 베르테르
정원에서 있었던 일을 줄줄 읊는 카인즈를 바라보던 얼굴이 하릴없이 무너졌다가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려 다잡고.
자꾸만 휘청이는 몸을 겨우 테이블에 기대어 세우고
형편없이 굳어져서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몰라 힘겨워하던 얼굴.
괜찮아요, 라던 말은 마치 사위어가는 불꽃처럼 기척이 미약했어요.
돌부리는 늘 대단하지만 조금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 1막의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의 감정은, 뭐라고 해야 할까.
순식간에 커지는 감정의 진폭
노도의 물길처럼 일어나 순식간에 덮쳐드는 파도처럼
세차게 부딪히고는 흔적도 없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느껴졌어요.
특히 그 날은 후반부의 없, 으, 며연- 의 저음부에서 아주 강렬한 힘이 느껴졌는데
목소리의 깊이가 슬픔의 깊이라면
영원히 헤어나올 수 없는 물 속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그런 소리가 났습니다.

* 14일을 위해 뭔가 관리를 빡세게 했나..? 깊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짱짱했어요.
발하임에 다시 돌아와 부르는 뭐였을까 때도 정말 대단했고요.

* 자살소동 이후에 총 빼앗긴 상태로 꿇어앉은 자세가 묘하게 너무 고와서 저도 모르게 웃음을(...)
역시 놀부부인 짬바가. 양반네라 그런지 절하는 법을 알고 있는(탕

* 결혼한 롯데를 찾아가 축하 인사를 건네고는 저도모르게 홀린듯 롯데의 이름을 연거푸 부르는 씬에서는
롯데가 목격하는 베르테르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일었습니다.
이 때 베르테르는 관객석을 완전히 등진 채 뒷걸음질치는 롯데를 가만히 바라보거든요.

*이상현배우님의 침묵의 긴장. 언제 보아도 압도적인 위압감.

* 구원과 단죄는 항상 쫄깃하게 보고있죠.
이 장면에서 철옹성같던 알베르트가 묘하게 감정적으로 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어차피 카인즈의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베르테르가 그 앞에 꿇어앉지 않았더라면,
알베르트가 그토록 거칠게 카인즈를 다루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번씩 합니다.

* 다만 지나치지 않게, 는 마치 폭발하는 것 같았어요.
여리게 깔리는 피아노 선율 위에 고요하게 움직이던 두 사람.
가던 손목을 붙잡아 겨우 두 발자국을 끌고가는 베르테르와
모질게 쳐내지는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마는 롯데
그 직후에 터져나오던 두 사람의 노래 정말....정말............
롯데의 솔로 한 소절 직후, '나의 마음을--!!' 내지르며 주저앉던 옆얼굴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고..

* 얼어붙은 발길..
아무 상관은 없습니다만,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_김연수)
왜인지 자꾸 그 제목이랑 파도치는 바다가 생각났어요.
밀려와 쓰러져 하얗게 포말로 부서질지라도
먼 데서 또다시 밀려오는 파도처럼
나는 이렇게 꽃잎과 함께 사라진다 하여도
이 내 사랑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노래하는 것처럼 느껴졌달까요.

영상으로 박제되기에 더할나위 없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지.....이 공연이 기록으로 남았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더라고요.
물론 영구적으로 남길 수는 없겠지만...ㅠㅠㅠㅠㅠ




2. 2020.10.16 금요일 (쓰다보니 17일이 되어버렸지만)

* 되게 균형감이 좋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오늘 좀 새로운 느낌이었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이전까지 베르테르는 코스모스, 민들레, 해바라기 수선화 같은 느낌의. 한들거리는 들판의 꽃 같은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묘하게 기개가 느껴지는 매화나무 같았다고 할까...
왜 이렇게 느꼈는지는 모르지만 심지가 아주 굳은,
잎이 다 떨어져 죽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눈 속에서 짙은 향기의 꽃을 피워내는 매화나무 같았어요.
그래서였는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미스트리가 나왔다는....

* 롯데의 손끝이 가리키는 해바라기와 발하임의 풍경 대신에 롯데의 옆얼굴과 뒷통수만 바라보다가
시선이 부딪힐라 하면 서둘러 시선을 피해버리는 새침하고 겸연쩍은 얼굴의 베르테르.
눈동자가 커서 눈을 피하는 게 다 보인다고요 이 착한 청년아.

* 오늘 특히 좋았던 것은 사랑을 전해요.
약간 완벽한.....온화하고 단단하고 설득력있는 목소리의 이상주의자.
노래의 완급을 조절하는 일에 새삼스럽게 규현의 테크닉을 논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 오늘 진짜 넘 멋있었어요...저도 반하겠더라고요(새삼)
다른 동네에서 온 이방인한테 홀랑 넘어간 마을사람들 너무 이해가 돼.

* 지금 그쪽만 웃고 있는데요, 라는 대사의 템포가 잘 맞아떨어져서
  1층에서 제법 많은 사람이 웃음이 터진 것 같았다(2층에선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여하간, 긴장한 베르테르는 귀엽습니다.
  정말 귀엽습니다....특히 후 =3 하고 한숨내쉬는 거 넘 귀엽따리...

* 박은석 알베르트 오늘 뭔가 조금 더 노골적이고 신경질적이고 세속적인 욕망이 있는 듯한 알베르트였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오늘의 매화나무 규베르와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시너지를 내며...
페어 막공에 이러기 있어요...??? 이거 안돼 이거 한번 더 해 도로 잡아와요(누굴요

* 여담이지만 베르테르가 버린 꽃다발 줍느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오르카 입에서
끄아이구...끄아이구... 하는 찐 신음이...(내나이가 어때애서어어어......

* 예전에 2015년에는, 술 달라고 세 번 조른 다음에 결국 오르카가 못 이기고 술을 주면
에헤헤 술이다 하면서 받아들었거든요. 취한 것처럼 보였어요.
근데 요즘엔,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될 밤이라고 세 번 말한 다음
결국 오르카가 못 이기고 술을 주면
다 죽어가는 얼굴로 눈을 감고 말없이 그걸 또 다 들이켜요. 좀처럼 취하지 않는 정신을 원망하는 듯이.
5년 사이에 당신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벨텔님아ㅠ

오늘의 돌부리는, 흠뻑 젖었다기보다는 조금 드라이한 쪽에 가까웠지만(제가 2층에서 봐서 그럴수도 있어요...ㅠㅠ
오늘의 매화나무 캐해 결정적으로 여기 때문이었따고.......
오늘 마아악--! 하고 대사를 이어갈 때 젖은 숨이 아니라 마른 숨 들이키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근데 그 순간 저도 모르게 그 이미지가 떠오른 거에요. 검게 말라서 언뜻 죽은 나무처럼 보이는 매화나무 가지가.
그 안에 무수한 꽃봉오리가, 향기 짙은 사랑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네 이 사람아...ㅠㅠㅠ

* 소피아, 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이건 개인적인 생각일 테니까.

* 오늘 최나래님 오르카 표정에서 카인즈 진짜 너 입 좀 그만 다믈어(빠직) 표정 여러 번 나왔서....(ㅎㄷㄷㄷ

* 베르테르는, 찰나의 순간에, 카인즈를 질투했을까.

* 1막 발길은, 애써 평정을 지키려고 했으나 결국엔 허물어지는 느낌으로.
디디고 선 바닥이 아래로 꺼져버리는 듯한 아득함.

같은 궤도로, 2막 시작 직후의 뭐였을까 역시. 신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어 급의 타이밍이었다.

* 금단의 꽃 씨앗이 알베르트가 준 선물이라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러니하고 넘....파국....(...

* 왜 이런 느낌이 드는지는 모르겠는데 박은석 알베르트와 하면 확실히 뭔가 머랄까....인간 감정에 관한 극이 되는 기분이다.
상혈알베랑 할 때는 뭐랄까....사랑과 윤리 사이에 갇힌 남자의 이야기 같다고 하면
은석알베랑 할 때는 진짜 연적 같은 느낌이야.

* 오늘 구원과 단죄 되게 좋았따..
자신이 했던 말이 고스란히 카인즈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나의 말이 저 친구를 부추겨 카인즈를 결국에는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생각에 죄책감으로 물드는 얼굴.

* 왜 그런 것들이 오늘 눈에 유독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늘의 베르테르는 무언가를 빤히 바라보고 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했던 말을 그대로 읊는 카인즈,
자신의 앞에 엎어져 우는 롯데.
베르테르가 어거지로 욕심을 부렸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에, 참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죠.
어쨌거나 자신의 말로 인해 죽거나 고통받는 사람들을 목도하면서
어쩌면 사랑보다도 이 죄책감이 베르테르를 무너뜨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리관이 명확한 사람일수록 작은 흠결도 참지 못한다고 하던데..
어쩌면 이 베르테르는 자신이 누군가를 슬프게 만들었다는 것을 견디지 못한 건 아닌가...
마음에 품은 타인을 향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그토록 고통에 빠지고 병으로 한참을 앓고 겨우 다시 일어나 앉으면서도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슬퍼지는 것은 못내 견디지 못하는, 이 착한 사람 같으니라고..

이런 것들이 일종의 결벽한 잣대처럼 보여서 눈 속에 피어난 매화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남들에겐 관대하자나 당신...ㅠㅠㅠ

* 베르테르가 울고 있는 롯데의 정수리를 빤히 바라보던 그 수 초의 시간이...왤케 마음에 남는지..

* 다만 지나치지 않게,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렇게 소리치는 것 같던 순간의 얼굴.
그런 얼굴을 하고도 당신이 내 삶에 고통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말하고
뒷걸음질쳐 멀어질 때는 끝끝내 웃어 보이려 하는.

* 아마따 젤 중요한거
오늘도 그렇고 14일도 그렇고 입맞춤이.....닿지 않은 것 같다는 ....그런 충격적인 생각....
14일엔 못봤는데 오늘은 심지어 입술 앞에 종이 한장 차이 두고 멈춰 서서 파들파들 떠는 걸 봐버린 것 같단 말이죠.
뺨에서 목까지 이어지는 비스듬한 근육이 그 모양대로 도드라져서 파르르 떠는 걸
오 신이여 제가 진짜 이 두 눈으로 보았단 말입니까
오늘을 위해서 저에게 시력을 남겨두셨군요(

* 얼어붙은 발길 부르다 웃지 마실게요ㅠㅠㅠㅠㅠ 머리에 꽃잎 그렇게 많이 올리고 웃지마요 넘 슬프고 정들 것 같으니까ㅠㅠㅠㅠㅠㅠ

흑흑 넘 졸려가지고 뒤로 갈수록 날림이지만
그래도 기록해두지 않으면 정말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기떄문에.... 아까워서 적는 거에요 아까워서ㅠㅠㅠㅠ
흑흑 넘 신나여 이따 또 보러 가거든요 베르테르(현재시각 오전 3시 50분)
게다가 오늘은 토욜이니까 내일 늦잠자도 돼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ㅠㅠ
규현씨 말따나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감기 걸리기 딱 좋아
요샌 감기 걸리면 몸도 몸인데 잡혀가니까(...)
조심해야돼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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